사라진 수능 뒤풀이…“저녁 먹고 집에 갈래요”
이날 홍대 한 서양식 레스토랑에 고3 친구 2명과 저녁을 먹으러 온 여고생 박모(18)양은 “수능이 끝났다고 해도 면접 준비도 해야 하고 마냥 ‘후련하다’고 할 수 없다”며 “저녁을 먹은 뒤 그동안 못 했던 옷이나 화장품 쇼핑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 조모(17)양도 “친구랑 홍대 거리에서 액세서리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성적 때문에 집에 있는 게 눈치 보여 잠깐 나온 것”이라며 웃었다.
자영업자 “수능 날인지도 몰랐다” 한숨
이날 저녁 홍대 인근의 한 대형 노래방은 대체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 노래방 직원 지모(38)씨는 “3~4년 전만해도 수능이 끝나면 학생들이 줄 서서 기다리곤 했다”며 “코로나19 영향도 있겠지만, 요즘은 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노래방을 오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이날부터 진행하는 홍대 근처 영화관도 조용한 분위기였다. 극장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수능 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행사 이벤트가 효과가 있는지는 주말이 돼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역 일대도 홍대 인근과 분위기는 비슷했다. 사람은 많았지만 수험생은 드물었다. 강남역 인근 한 PC방 매니저는 “학생들이 많이 올 줄 알고 기대했는데 거의 오지 않았다”며 “가채점을 하러 온 고3 학생 4명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강남역 지하상가 내 한 옷가게 사장은 “오늘이 수능 날인 줄도 몰랐다. 수험생이나 학생처럼 앳된 사람을 본 적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수능 관련 단어들이 실시간 트렌드를 장악하기도 했다. 그중 ‘수능후기’라는 단어는 1만7000여건 올라왔는데, “실감이 안 난다” “허무한 기분이다” 등과 같은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