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수입한 염화칼슘은 총 73만9317t이다. 평균적으로 매년 15만5600t가량을 수입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들여온 물량이 73만5306t으로 전체의 99.5%를 차지한다. 체코·일본·독일·미국 등에서 나머지 0.5%를 수입한다.
윤영석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염화칼슘 비축량은 2만2171t이다. 2018년 하반기~올해 상반기 매년 사용량보다 많지만 2017년 하반기~2018년 상반기 사용량(2만6678t)보다는 적다. 도로공사 측은 “규정에 따라 최근 3개년 사용량 평균의 140%를 비축하고 있다”며 “정부 비축 물량이 별도로 있고 부족하면 바로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FT)·워싱턴포스트(WP) 등은 “공급망 위기에 세계 경제가 발목 잡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생산과 물류 전반에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생산 문제는 중국이라는 한 나라에서 발생해 전 세계에 막강한 파급효과를 끼치고 있어 사실상 ‘차이나 리스크’로 불린다.
유럽 “중국 마그네슘 증산 안하면, 재고 이달 바닥” 자동차 생산 중단 우려
특히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데다 많은 품목이 중국 의존도가 높아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또 중국의 감산 여파로 인도는 요소, 유럽은 마그네슘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에서 우려가 나오는 품목은 염화칼슘뿐이 아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한국 수입 품목 1만2586개 가운데 특정국에 8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3941개다. 이 중 중국 수입 비율이 80%를 넘는 품목은 1850개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503개), 일본(438개)보다 쏠림 현상이 심하다.
중국발(發) 공급망 위기에 대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즈쉰은 “한국의 요소수 위기도, 유럽의 마그네슘 위기도 중국이 의도적으로 ‘목 죄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경묵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가 아니다”며 “전력난 등을 핑계로 자국의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망을 망가뜨리며 자원 무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국영 청두TV는 “이번 위기를 통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 반발하면 반드시 스스로 무너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 국가에 70% 이상 의존하는 품목의 경우 수입을 다변화하거나 재고 물량을 늘리는 등 ‘전략물자화’해야 한다”며 “채산성이 낮아 국내 생산을 하지 않을 경우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해 생산토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