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16달러 오른 배럴당 82.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21일(82.81달러) 이후 가장 비싼 가격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70%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유는 전날보다 0.9달러 오른 83.89달러에 마감했다. 반면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0.53달러 하락한 배럴당 84.33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에선 전력난 해소를 위해 석탄 사재기에 나선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른 배경이다. 북반구의 겨울을 앞두고 난방용 에너지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지난달 원유 생산 목표를 하루 4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번 달과 다음달에는 추가로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OPEC 회원국인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이 생산 설비의 투자 부족과 수리 작업 등으로 원유 생산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서아프리카 산유국에서도 원유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백악관도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원유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OPEC 회원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 지수는 지난 18일 526.40을 기록했다. 에너지·금속·곡물 등 23개 품목의 가격을 지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 지수는 올해 초와 비교해 70% 이상 올랐다. 원자재 가격 급등은 제조업체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비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다. 이런 식의 물가상승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10~2011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슬로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것과 현재 상황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BoA는 “물가에 이어 임금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충격이 커지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