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 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3600만 명이 넘었다. 전 국민 10명 중 7명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셈이다. 빠른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위드(with) 코로나에 지속적 백신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백신은 집단면역을 형성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는 게임체인저다. 감염병의 시대에는 빠른 백신 개발만큼이나 안정적인 대규모 물량 수급도 중요하다. 아무리 예방 효과가 좋더라도 필요한 순간 이런저런 이유로 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K방역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활약에 주목하는 이유다. AZ는 국내 생산기지인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협력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주도했다. 이는 한국이 팬데믹 위기를 넘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AZ 백신의 접종 완료율은 86.9%로 여러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높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스터샷 가시화되며 백신 수급난 가중
세계 각국도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 중이다. 한국은 화이자·모더나 등 mRNA 백신을 중심으로 내년도 백신 확보 계획을 세웠다. mRNA 백신 8000만 회분과 아직 개발 중인 국산 백신 1000만 회 등 총 9000만 회분이다. 반면에 국내 접종을 주도했던 AZ 백신은 당초 계약했던 물량 2000만 회분을 모두 도입했다. 추가 도입을 위한 물량 계약은 없는 상황이다.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정기석 교수는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인 백신 수급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 가지 기전의 백신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극심한 백신 수급난에 접종 일정을 미루는 등 큰 곤혹을 치렀다. 이런 위기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접종 유효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mRNA 백신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접종이 가시화되면 백신 수급난은 가중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장기간 강력한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 교수는 “mRNA 백신을 주로 접종하더라도 각종 변수에 대비해 AZ 백신 등 바이러스 벡터 백신도 백신 비축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종 완료 땐 감염돼도 위중증 크게 줄어
돌파감염 등이 있어도 백신 접종의 효과는 유효하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의 위중증 환자 중 백신 접종자는 3%지만, 미접종자는 이보다 4배 높은 12%다. 통제된 환경에서 도출된 결과가 아닌 각종 변이가 활동하는 현실을 반영한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우수한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올해 7월 공개된 캐나다 리얼월드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온타리오주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AZ 백신 1회 접종에 따른 델타 변이 등 예방 효과를 살폈다. 그 결과 AZ 백신 1회 접종만으로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70%, 델타 변이로 인한 입원 위험은 87%나 줄였다.
안전성도 입증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희귀 혈전증 등 이상 반응은 AZ·얀센 백신 등 바이러스 벡터 기전의 백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mRNA 백신의 혈전 발생률이 오히려 더 높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AZ 백신 접종 후 인과성이 확인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3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