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환율에 무역수지 다시 적자
9월 초순 수출액은 전년 대비 30.7%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60.6% 늘면서 무역수지는 14억61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수입액이 늘어난 이유는 원자재 가격이 많이 올라서다. 또 최근 원화가치까지 떨어지고 있어(환율은 상승) 수입 부담이 더 늘었다. 실제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이달 초순 원유(99.4%) 수입은 지난해 9월 초순과 비교해 배 가까이 늘었다. 역시 원유가격 상승에, 경제활동이 늘어난 것에 영향을 받은 석유제품(400.9%)도 4배 넘게 증가했다.
9월 1~10일 수출입 동향. 관세청
업황 고점 우려 반도체 '마이너스'
9월 1~10일 수출입 동향. 관세청
반도체는 하반기에 수출 증가세 줄어들 대표적 품목으로 지적받아왔다. 코로나19 회복에 야외 활동이 늘면서 비대면 경제 혜택을 받았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거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 달러로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 가격(5.3달러)과 비교해도 36%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좋지 않았던 승용차(46.8%)·무선통신기기(16.5%)·정밀기기(17.5%) 등의 수출은 이달 초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도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교역국 경제재개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년 대비 처음으로 수출이 증가(7.7%)로 돌아섰었던 시기다. 다른 달과 비교해 기저효과(비교 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아서 통계가 왜곡되는 현상)가 없는 데다, 추석으로 조업일수도 적어 9월 전체 수출 증가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무역수지·반도체 우려는 일시적”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달 전체로 보면 반도체 주문량이 지난달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히려 이달 초순 반도체 수출이 주춤한 것에 비해서 전체 수출액 증가액은 오히려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증가로 수입이 늘어난 게 아니라 원자재 등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서 기업들에 더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 업황까지 꺾인다면,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