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CNN은 '중국이 탈레반을 향해 구애하자 아프간 내 위구르인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실크로드를 따라 아프간으로 넘어온 '중국 난민'과 이들의 2세는 2000명으로 추산된다. 주로 종교 박해를 피해온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 민족, 그리고 그 후손들이다.
투한의 가족 외에도 아프간 내 위구르인들은 탈레반 장악 이후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카불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한 번도 집을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우리를 체포하고 중국에 넘겨줄까 두렵다"고 했다. 카불에 사는 또 다른 위구르인도 "우리는 이제 살아있으나 죽은 사람과 같다"며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렵다"고 했다.
"전 세계서 中 송환된 아프간인 300명 넘어"
CNN은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위구르인들을 신장으로 송환하려 노력하고 있어 탈레반과 중국 정부의 밀착이 위구르인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발표된 '위구르인권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전 세계 국가에서 위구르인이 중국으로 송환된 사례는 최소 395건에 이른다.
BBC도 아프간 내 위구르인들의 두려움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마자리샤리프에 사는 한 위구르인 가족의 가장은 "우리의 신분증에는 위구르인이라고 분명히 적혀 있다"며 10일째 집에 머무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프간 내 위구르인 다수는 수십 년 전 부모가 중국을 떠난 이민자 2세대지만 신분증에는 여전히 '위구르' 또는 '중국 난민'이라고 적혀있다고 한다.
中 '동투르키스탄 운동 제재' 촉구할 듯
CNN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을 지배했던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은 탈레반과 접촉해왔다. 이후 중국 정부는 탈레반을 향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을 하는 호전적인 위구르인들을 진압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지난 7월 톈진 회담에서도 왕 부장은 "ETIM은 중국의 안보와 영토 보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ETIM은 1998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지배할 당시 아프간으로 온 위구르인들이 시작한 운동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개발연구프로그램 이사 숀 로버츠 교수는 "이 단체는 중국 통치에 반대하는 반군을 조직할 목적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CNN에 따르면 탈레반은 애초 이들의 아프간 정착을 허용했다. 근래엔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7월 회담 당시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왕 부장에게 "아프간 내 어떤 단체도 중국에 대한 공격을 수행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서로 구애하는 中-탈레반, 밀착 강화
중국도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탈레반을 향해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일 AFP통신에 따르면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카타르 도하에 있는 탈레반 정치사무소의 고위 간부인 압둘 살람 하나피가 우장하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샤힌 대변인은 이번 통화에서 우 부장조리가 아프간 카불에 있는 중국 대사관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우 부장조리는 "아프간 지역 내 안보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중국은 특히 코로나19 치료 등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하고 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