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라지니 방문객 발길 뚝"
식당 주인 문모(59)씨는 “암담한 건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상권이 살아날 기미가 안보인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강씨는 “홍대나 건대처럼 대학을 끼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강남이나 종로처럼 기업들이 입주해있는 것도 아니어서 배후지가 뒷받쳐주지 못한다”며 “이미 죽은 시장이 소생하는 건 뼈와 살을 깎는 고통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이태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019년 같은 시기보다 82%나 폭락했다. 다른 주요 상권인 홍대(49%), 건대입구(48%), 강남역(41%) 등에 비해서도 유독 상황이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1.9%로, 서울 평균 소규모 상가 공실률(6.5%)보다 5배가량 높다.
"정부 시키는 대로 했는데 유령도시 됐다" 울분
경리단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강모(60)씨는 “경리단길 열풍이 불었을 때 월 임대료가 150만원에서 300만원까지도 올라 상인들이 휘청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색있는 가게들이 밀려나니 젊은 사람들이 ‘와도 별 게 없구나’ 하고 실망해서 돌아간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태원 발(發)’ 낙인이 재해처럼 밀려왔다.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정부와 언론 등에서 이태원발 집단감염으로 부르자 그나마 오던 손님들도 발길을 끊었다.
한때 이태원에서 펍스타일 바를 열었다가 폐업한 가수 강원래는 지난 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태원발’이란 마녀사냥, 낙인 때문에 이태원 소상공인, 자영업자 전체가 피해도 보고 유령도시가 되었지만 우리는 더더욱 조심하며 집합금지, 영업제한, 시간제한, 하라는 대로 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태원 살리기' 용산구, 임대료 내리면 현금 지원
부동산업자 강씨는 “임대인들이 일정 기간만이라도 임대료를 무료로 해주고 정부가 가게 리모델링 비용을 저리로 융자해주고, 지자체는 주차장 확보를 혁신적으로 해주는 등의 지원이 있어야 죽은 상권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상인들도 배달ㆍ포장 위주로 재편된 외식업계 흐름에 따라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