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차 실려 귀향하는 환자들…‘병상 부족’ 방콕의 코로나 대책

중앙일보

입력 2021.07.29 10:30

수정 2021.07.2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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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정부는 27일 수도 방콕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병상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경증 환자 137명을 열차에 태워 고향으로 보냈다. [EPA=연합뉴스]

태국 보건당국이 침대 열차(Sleeper Car)까지 동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지방으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수도 방콕이 심각한 병상 부족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코로나19 경증 환자 137명을 태운 열차가 전날 방콕 랑싯역에서 북동부 지역을 향해 출발했다. 이 열차는 북동부 7개 역을 지나는 경로로 운행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출신 지역인 연고지로 가는데, 각 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인계되어 지정된 병원으로 이송된다고 한다.

델타변이 확산 3차유행 본격화
병상 부족 지방까지 확산 우려

아누띤 찬위라꾼 태국 보건부 장관은 "방콕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들을 이동시키는 것"이라며 "동행하는 의료진이 이들을 돌볼 것이고, 목적지에는 의료진과 차량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콕에서 치료받지 못하는 코로나19 환자가 없을 때까지 이송은 계속된다"며 "환자 이송을 위해 버스, 승합차, 비행기 등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정부가 27일 코로나19 경증환자 이송에 사용한 침대열차의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

태국은 방콕 전역으로 퍼진 델타 변이의 영향으로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만6533명으로 역대 하루 최다 기록을 썼다. 누적 확진자는 54만3361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133명이 추가되면서 총 4397명으로 증가했다. 방콕에서만 14만여 명의 확진자와 2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면서 병상은 이미 포화상태다.
 
병상 부족으로 주차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도 있으며, 입원을 기다리던 중증 환자들이 거리에서 숨지는 경우도 많다.


익명을 요청한 한 현지의사는 가디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며 "경증 환자를 이송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방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송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할 경우 집중치료병상이 적은 지방의 병상 부족사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콕시 의료당국은 사용하지 않는 15대의 객차를 활용해 임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객차 내부 좌석을 개조해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한 임시 치료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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