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선언날 고향 안동 찾아 “내가 묻힐 곳”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00:02

수정 2021.07.0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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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 첫날인 1일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았다. 야도(野都) TK(대구·경북)에서의 교두보 확보와 함께 본선까지 겨냥한 영남 민심 공략 행보로 풀이됐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5시 경북 안동의 경북유교문화회관에 있는 유림서원을 찾았다. 오전 현충원 참배, 공명선거 서약식 등 당 공식 행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공개 일정이었다. 안동은 이 지사가 13세까지 유소년기를 보낸 곳이다.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자신의 뿌리부터 찾은 셈이다.

이 지사 “세상 바뀌어 영남 역차별”
이육사문학관선 “힘겨운 삶 기억”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앞줄 왼쪽 둘째)가 1일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해 초등학교 시절 은사(오른쪽)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고향인 안동 방문에 이어 오늘(2일)은 전남도청을 방문해 경기도-전남도 상생 협약식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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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 어머님·아버님, 조부모, 증조부모님의 선영이 있는 고향이기도 하고 제가 태어나서 어릴 적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제가 삶을 정리할 때 저 역시도 여기에 묻힐 가능성이 크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역 유림과 고향 어르신들을 만나 큰절을 올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과거 군사독재 정권이 영호남을 분할해 지배전략으로 차별했을 때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받았는지 모르지만 이젠 세상도 바뀌고 정치 구조도 바뀌어 오히려 영남이 역차별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200여 명가량의 지지자가 몰려들어 이 지사를 환영했다. 거리에도 ‘이재명 지사의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안동 사람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같은 응원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한 지지자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TK에서 20% 득표를 못 했다. 이 지사가 30% 이상 받으면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인근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을 찾았다. “이 지사가 이육사의 꼿꼿한 삶을 언급하며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콕 집어 가겠다고 했다”는 게 이 지사 측 설명이다. 이육사 동상에 헌화한 이 지사는 방명록에 “아름다운, 그러나 힘겨운 삶을 기억합니다”고 썼다. 이 지사는 이육사 시인의 생가를 복원한 육우당(六友堂)에선 권영세(민주당 소속) 안동시장 등 지역 인사들과 차담을 가졌다. 이후 비공개 일정으로 인근에 있는 선친 묘소를 찾아 참배한 뒤 2일 전남도청에서 열리는 경기도와 전남도의 정책협약식 참석 등을 위해 전남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