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중앙의 인민영웅 기념비부터 망루까지 펼쳐진 행사장은 배의 모습을 본떴다. 돛대를 상징하는 영웅기념비를 기점으로 참가자들이 반원 모양으로 둘러앉았고, 망루가 조타수 위치로 형상화됐다. 세계를 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참가자들은 행사 3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창안(長安)대로를 통해 입장했다. 허가자 외엔 인근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취재진도 전날 오후 11시에 미리 집결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천안문광장 7만명, 코로나 극복 과시
“중국 부흥시키자” 복창 울려퍼져
장쩌민 안 보이고 후진타오 참석
3㎞ 거리 시장까지 불 사용 자제령
청년들의 충성 맹세도 이어졌다. 흰색 상의에 빨간 스카프를 두른 10~20대가 “우리는 당에 충성을 맹세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네 명의 남녀가 “조국이 필요한 곳에 가겠다. 중국을 통일하고 부흥시키자”고 선창하자 뒤에 도열한 수천 명이 일사불란한 제스처를 하며 이를 따라 외쳤다.
이날 행사에선 열병식 대신 중국의 4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J-20 편대가 V자 모양을 그리며 행사장 상공을 가로질렀다. J-10 전투기 편대는 당 창건일인 7월 1일을 의미하는 71 모양으로 비행했다. 헬리콥터 편대는 100주년을 뜻하는 100자를 하늘에 그렸다.
중국 당국은 행사 전부터 천안문 주변에 철저한 보안과 방역 조치를 취했다. 반경 5㎞ 안은 출입이 봉쇄됐고 지하철역과 주요 건물 입구엔 공안(경찰)이 배치됐다. 지난달 15일 이전에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출입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천안문 광장에서 3㎞가량 떨어진 허핑먼(和平門) 시장에선 행사 당일 화기 사용을 자제하라며 식권을 발급하고 도시락을 나눠줬다.
◆김정은 축전 “생사고락 같이한 동지”=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노동당 총비서 겸)은 이날 시 주석에게 축전과 꽃바구니를 전달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와 중국 공산당의 전체 당원들과 형제적 중국 인민에게 열렬한 축하와 따뜻한 동지적 인사를 보낸다”며 “조선노동당과 중국공산당은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사회주의를 건설하는 오랜 투쟁 과정에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자랑스러운 친선의 역사를 수놓아 온 진정한 동지이고 전우”라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중국의 전승절 70주년인 2015년엔 2인자로 불렸던 최용해 당시 조직 비서를 파견했다”며 “이번엔 코로나19를 우려해 인적 교류를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