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勢欺負, 頭破血流(외세기부 두파혈류) “외세가 중국 괴롭히면 머리 깨지고 피 흘릴 것”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00:04

업데이트 2021.07.02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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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과 거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즐겨 입던 인민복 차림으로 연설하고 있다. [호주 ABC NEWS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과 거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즐겨 입던 인민복 차림으로 연설하고 있다. [호주 ABC NEWS 캡처]

시진핑(習近平·68)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1일 ‘중화 패권’을 전 세계에 선언했다.

시진핑, 미국 등 서방에 대결 선언
중국 공산당 100주년 강경 발언

시 주석, 인권공격하는 서방 겨낭
1978년 개혁·개방 뒤 금기시되던
세계 공산당 찬가도 울려퍼져

전문가 “체제 정당성 강조하며
전세계 친중 인민전선 추구 시사”

시 주석은 천안문광장 연설에서 “누구라도 중국을 괴롭히거나 압박하거나 노예로 삼겠다는 망상을 품는다면 14억 중국 인민이 피와 살로 쌓아올린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쳐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화 민족은 일어서고, 부유해지고, 강대해지는 위대한 비상을 맞이했다”며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여정에 들어섰다”고 강조했다. 1시간5분의 연설에서 ‘중화’를 모두 53차례 언급해 ‘중화 민족 시대’를 천명했다.

시 주석은 이날 “중화 민족이 남에게 유린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대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중국이 ‘천상천하 중화유일’을 강조하던 시절이 연상될 정도로 강렬했다.

중화 53차례 외친 시진핑 “설교는 절대 듣지 않겠다”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1일 열린 중국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낫과 망치가 그려진 당기와 별 다섯 개가 그려진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1일 열린 중국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낫과 망치가 그려진 당기와 별 다섯 개가 그려진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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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일 중국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한 연설은 사실상 ‘차이나 퍼스트’ 선포였다. 시 주석은 이날 미국을 향해서도 정면 대결을 선언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 구세계를 파괴하는 데 능숙하고,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데 능숙하다”며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앞세워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미국 등 서구를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혈액에는 남을 침략하고 패권을 칭하는 유전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공은 어떤 이익 집단, 어떤 권력 단체, 어떤 특권 계층의 이익도 대표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도전하는 자는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릴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이날 천안문 광장 상공에서 29대의 헬기 편대가 중공 100년을 뜻하는 100자를 그리며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날 천안문 광장 상공에서 29대의 헬기 편대가 중공 100년을 뜻하는 100자를 그리며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 주석은 “인류 문명의 모든 유익한 성과는 적극적으로 배우고, 모든 유익한 건의와 선의의 비평을 환영한다”면서도 “‘선생’처럼 기고만장한 설교는 절대 듣지 않겠다”며 신장(新疆)·홍콩 등과 관련한 서구의 인권 압박은 중국에 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손인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공의 영웅적 서사를 통해 중국식 당·국가 체제의 정체성과 정당성을 강조했다”며 “글로벌 차원의 체제 경쟁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것을 대내외에 천명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인민복 차림의 시진핑(習近平·왼쪽) 국가주석이 이날 천안문 망루에 입장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두 사람은 행사 내내 나란히 앉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민복 차림의 시진핑(習近平·왼쪽) 국가주석이 이날 천안문 망루에 입장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맞이하고 있다. 두 사람은 행사 내내 나란히 앉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시 주석은 대만 통일도 강조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해결하고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공 초지일관의 역사 임무이자 전체 중화 자녀의 공통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19기 5중 전회에서 결정한 “2027년 건군 100년 분투 목표”가 대만 통일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천안문 광장에는 4개의 ‘100’이 등장해 중공 창당 100년을 축하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광장 동서로 각각 50개, 총 100개의 홍기가 펄럭였다. 사회를 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개막을 선포하자 광장 위로 Z-10과 Z-19 헬기 29대로 이뤄진 편대가 숫자 100자를 이뤄 비행했다. 동시에 56문의 대포가 100발의 축포를 터뜨렸다. 중공의 초대 중앙위원회 주석인 마오쩌둥(毛澤東)의 시신이 안치된 마오 주석 기념당에서 출발한 국기의장대는 게양대까지 정확히 100걸음을 행진했다.

‘세계 인민 대단결 만세’라는 표어가 선명한 천안문에서 전통의 세계 공산당 찬가인 ‘인터내셔널가’가 울려퍼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 노래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공개 행사에선 금기시됐다. 시 주석은 “백 년 분투 여정 속에서 중공은 시종 통일전선을 중요한 위치에 놓았다”며 “애국 통일전선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가장 중요한 ‘마법의 무기(法寶·법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인주 교수는 “미국발 자유민주주의 동맹에 대항해 이른바 ‘세계 인민전선’을 추구하겠다는 제스처”라며 “중화권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친(親)중공 연대 추구를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은 이날 행사 내내 후진타오(胡錦濤·79) 전 주석을 옆자리에 앉히고, 불참한 장쩌민(江澤民·95) 전 주석을 위해 옆좌석을 비우며 예우하면서 원로와의 불화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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