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God)은 주가는 예측해도 유가는 모른다.' 글로벌 정유 업계에서 회자하는 격언이다. 그만큼 유가가 향하는 방향을 내다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난해와 올해만큼 이 격언이 들어맞았던 적도 없는 듯하다.
14개월 사이 100달러 상승
국제유가 국내유가에 '기름'부어
소비자 "그때그때" 주유해야 이득
최근 국제 유가는 기관 전망치를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가 전망은 시장에서도 엇갈린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어 배럴당 100달러를 찍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상황이 이런 건 변수도 너무 많아서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하나하나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의 감산안이 그중 하나다. 진종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탈 탄소 트렌드에 기인한 산유국의 공급 축소에 대한 기대감과 실물 수요의 강한 회복 경향에 기안해 국제 유가는 연말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 핵 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 시행도 향후 국제유가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세계적인 확산도 국제유가를 움직일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유가는 최고치지만 정유사 이익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은 연중 최저치로 최근 유가 상승이 수요 확대에 따른 것이라기보다 코로나19 종식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 교체에 따른 셰일오일 투자가 줄어든 것도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유가에 기름 부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1.4원 상승한 리터당 1659.3원으로 전국 평균 대비 83.1원이 높았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13.5원 상승한 리터당 1549.9원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1 리터)은 지난 3월 3일 1517원으로 1500원을 돌파한 이후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기엔 "그때그때" 주유가 이득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