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파우치 소장은 "이달 첫 주 미국 내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자의 비율은 10%에 불과했는데, 2주 만에 20.6%로 급등했다"며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델타 변이 감염자는 2주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이런 강한 전파력에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다음 달쯤에는 델타 변이가 미국 내에서도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뚫고 확산…이스라엘 "마스크 다시 쓰라"
현재 델타 변이가 확인된 곳은 최소 92개국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의 코로나19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각국의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률은 영국 98%, 러시아 99%, 포르투갈 96%, 캐나다 66%, 이탈리아 26%, 벨기에 16%, 독일 15% 등으로 나타났다. GISAID는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에서 델타 변이가 차지하는 비중을 87% 이상으로 분석했다.
이 여파에 영국은 다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며 1000명대까지 떨어졌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최근 사흘째 1만 명 선을 넘고 있다. 이 가운데 99%가 델타 변이 감염자라는 분석이다. 당초 지난 21일로 계획했던 봉쇄 전면 해제 조치도 다음 달 19일로 연기한 상태다.
영국은 백신 1차 접종률이 63%에 달한다. 이런 영국마저 델타 변이에 뚫리는 조짐에 주변 유럽국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지금은 델타 변이 감염자의 비율이 적은 듯 보이지만 몇 주 전 영국의 상황도 그랬다"며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도 리스본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급증하자 지역 간 이동을 금지하는 등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가을 팬데믹 우려…"백신 2회 접종 서둘러야"
이같은 무서운 확산 기세에 올가을 이후 델타 변이가 새로운 대유행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학원은 ‘코로나19 시나리오 모델링’ 을 통해 여름에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저점을 찍은 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부터 다시 증가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내 사망자 수도 지금보다 1000명가량 많은 주당 3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이·청소년 사이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빨리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무리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델타 변의 경우 백신 1회 접종 시 예방 효과는 33.5%에 불과했지만 2회 접종 시 80.9%로 크게 올라갔다. 짐 맥미나닌 영국 스코틀랜드 공중보건국(PHS) 국장은 이를 근거로 “백신을 2회 모두 맞으라고 독려해야 델타 변이의 위협에 맞설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우 백신 1차 접종률 63%에 달하지만 2차 접종까지 마무리한 비율은 46%로 아직 절반에 못 미친다.
백신 접종률이 정체 상태에 접어든 미국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월렌스키 미 CDC 국장은 “백신 접종이 늦어지면 델타 변이는 또 다른 변이를 만들어 백신 효과를 더 떨어뜨릴 것”이라며 “더 위험한 변이로 이어지는 감염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당장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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