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하루 3화에선 재물에 가장 밝은 눈을 가졌던 슈트라우스를 알아봅니다. 슈트라우스에겐 부를 위한 삼박자가 충분했습니다.
우선 태어났더니 부자였습니다. 그의 어머니 이름은 요제피네 프쇼어(Pschorr). 프쇼어 가문은 뮌헨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집이었고, 지금도 뮌헨의 대표 맥주입니다.
1900년대 초반엔 미국을 중심으로 벌어들인 돈이 한 해 6만 달러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가치로 쳐도 6700만원. 나쁘지 않은데요, 당시엔 물론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의 상위 노동자들 평균 연봉이 500달러쯤이었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그는 돈 버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을 앞둔 연습 현장에서도 종이에 수입과 지출을 적으며 돈을 관리했고, 끝없는 협상과 투지로 몸값을 올렸습니다. “음악은 잊어버리고 돈만 아는 돼지”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노후에 쓸 자금을 마련해놓는 일일 뿐”이라고 응수했다 합니다. 20세기의 미국 평론가 해롤드 숀버그는 “그는 경쾌한 현악기 소리보다 돈 세는 소리를 더 좋아했다”고 썼습니다.
파울리나는 무엇보다 남편의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돈을 벌 잠재력 말이죠. 그는 남편을 늘 채찍질하며 “그렇게 놀지 말고 어서 작곡을 하라”며 등을 떠밀었습니다. 슈트라우스가 “아내를 만나지 않았으면 방탕하고 돈도 흥청망청 쓰는 사람이 됐을 것”이라고 회상했을 정도라고 하니까요.
부를 노골적으로 좇는 이 시대에 슈트라우스를 다시 들어봅니다. 그에게 부를 가져다준 음악, 그리고 아내를 위해 만들었던 노래까지요.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