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기업이 환경 문제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P4G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강연에서 던진 질문이다. 그는 “기업은 오랫동안 이윤 극대화라는 본업에 충실해온 결과 인류는 물질적 풍요를 이뤘지만, 저렴한 화석연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해 엄청난 규모의 환경 파괴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최회장은 그러면서 "화석연료에 대해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지 않는 한 기업들은 단기적 이윤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분야 다자회의인 '2021 P4G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30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P4G는 세계 12개국 정부와 기업·시민사회 등이 참여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다. 최 회장이 '기업이 환경 문제의 적'이라고 강조한 건 P4G 정상회의를 회의를 앞두고 27일 열린 ‘녹색미래주간’ 비즈니스 포럼에서다. 최 회장은 이 포럼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와 '녹색 성장 가속화를 위한 방법론’에 대해 강연했다.
P4G 포럼서 기업의 환경 보존 책임 강조
최태원, "화석연료 보조금 줄여야"
최 회장은 무엇보다 "기업 활동으로 발생한 환경오염에 대한 외부 효과의 측정"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석탄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가격은 1㎾h에 5센트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 사회적 비용 8센트는 이 가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외부 효과를 측정하지 못 하면 환경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기는 불가능하다”며 “그 측정 결과를 기업의 회계기준과 기업공시체계 자체에 반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의선, “전동화가 온실가스 해결책”
P4G에선 최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의 환경 문제에 대한 각자의 진단과 노력이 소개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송 부문은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전동화(Electrification)”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전동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이미 전 세계에 13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며 “올해 200대 이상의 수소 버스가 공급될 예정이며 내년엔 한국 주요 도시의 청소차도 수소 트럭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31일 ‘혁신적인 에너지 솔루션으로 더 푸르른 지구’ 를 주제로 한 토론에 나와 기조연설을 한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까지 2조8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과 수소 사업을 키우기로 했는데, 김 대표는 이를 추진하는 본인의 철학과 현재까지의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역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질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해운업계,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검토 중"
국제 해운사들의 모임 ‘탄소배출 제로연대(Getting to Zero Coalition 2030)’에 가입해있는 HMM의 배재훈 대표는 “친환경 선박연료로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이 늘고 있는데, 탄소 배출 감소를 넘어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다면 LNG는 근본 대안이 될 수는 없다”며 “암모니아 등 다른 대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1일 막을 내리는 P4G에선 이번 회의의 결과물로 ‘서울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차기 P4G 개최국인 콜롬비아의 아이번 드쿠 대통령의 발언으로 마무리된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