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넘어 더 커져가고 있지만 국가마다 상황은 다르다. 인도나 일본처럼 걷잡을 수 없는 곳도 있고 이스라엘이나 영국 같이 잦아드는 곳도 있다. 여기에는 사회적 활동 정도, 거리두기 같은 방역 수칙 적용 수준, 바이러스 변이, 코로나19 백신 종류와 접종률 등이 영향을 미친다.
기고
결국 접촉과 만남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위험이 늘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백신은 사회적 활동과 접촉이 늘더라도 위험이 증가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보건학적 관점을 넘어 우리 각자가 갖게 될 또 다른 이득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보건학적 관점의 이득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백신 접종은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코로나19로 고통받거나 사망할 위험을 줄이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은 코로나19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가 다시 피해를 볼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게다가 활동이 억제돼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건강이 나빠진 이가 다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될 수 있고, 예체능 분야에서 꿈을 펼치던 이가 다시 꿈꿀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이들의 기대에는 이러한 것도 함께 들어 있다.
백신 접종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수칙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만들어 왔다면 앞으로는 백신 접종이 상황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거리두기를 통해 조금 더 버티면서 고통의 시간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백신 공급과 접종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최원석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