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하룻동안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4%, 이더리움은 7% 가까이 하락하는 수치를 지속적으로 보였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6800만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다른 암호화폐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와중에 도지코인만 가격이 올랐다. 이를 바탕으로 도지코인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다섯 번째로 비싼 암호화폐가 됐다. 암호화폐 시가총액 1위는 비트코인, 2위는 이더리움, 3위는 바이낸스 코인, 4위는 리플이다. 도지코인은 한때 리플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도지데이까지 가격 끌어올리자”
4월20일 목표로 도지코인 매수
나홀로 상승, 한때 최고가 경신
시가총액으로 500억 달러 넘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데이 오후의 기원”이란 글을 남겼다. 도지코인의 기원이 고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농담을 덧붙였다. 머스크의 글에 흥미를 느낀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도지데이까지 가격을 끌어올리자”며 도지코인 매수에 나섰다. 이들이 도지데이로 지목한 날짜는 4월 20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도지코인 돌풍은 올해 초 게임스톱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레딧 개미’를 연상시킨다”며 “도지코인 개미들은 게임스톱 개미들처럼 레딧의 증권방에 모여 도지코인을 사들인다”고 전했다.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뭉쳐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인 것과 이번 도지코인 열풍은 닮은 점이 있다는 얘기다.
당시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에 대항해 개인 투자자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자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는 상당한 손해를 떠안았다. 하지만 고점에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들도 큰 손해를 봤다.
지난해 말 뉴욕 증시에서 20달러 아래에서 움직이던 게임스톱의 주가는 지난 1월 27일 32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40달러 초반까지 급락했다가 지난 19일에는 164달러로 반등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