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매일 접종하지 않아요.”
19일 오전 9시쯤(현지 시각)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피스갓제브 내 코로나19 백신 임시접종센터. 이스라엘 4대 민간 의료보험 회사 중 하나인 마카비가 운용한다. 현관 입구 등 곳곳에 히브리어로 ‘코로나19 백신 접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하지만 이날 접종센터를 찾은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센터는 이강근 전 이스라엘 한인회장이 대신 다녀왔다. 취재진이 자가격리 사흘째라서 이 전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의료진이 찾아온 접종 대상자들에게 매일 접종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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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임현동 기자 국내 언론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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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달 초부터 접종 속도가 뚝 떨어졌다. 접종률 60~61% 선에서 정체돼 있다. 마카비 임시 접종센터도 텅 비었다. 지난달만 해도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1층 복도에 1m 이상 거리두기를 한 채 줄줄이 시민들이 앉아있었다. 다른 센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 전 회장은 “마카비 임시접종 센터는 하루 2만~3만명에게 백신을 놓아줄 수 있는 시설로 알고 있다”며 “한 달 전에는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꽉찼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면 신청하면 된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바이알 뚜껑을 열면 5~7명이 맞을 수 있다. 개봉 후 6시간 가량 지나면 버려야 한다. 수요가 많을 땐 매일 버리는 물량 없이 백신을 놓지만 지금은 다르다. 개봉했다가 버려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센터측은 접종 대상자를 그룹으로 묶어 접종 가능 날짜를 알려줘서 버려지는 물량을 최소화한다.
면역 인증서 '그린패스'
그린패스는 유효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백신 효과가 얼마나 오래갈지 아직 알 수 없어서다. 백신 접종자의 경우 두번 째 백신 접종 후 일주일부터 6개월 간 유지된다. 감염됐다 회복한 환자도 6개월 유효하다. 그린 패스를 둘러싼 논란도 있다. 백신 접종자가 코로나19 시대에 일종의 특권층처럼 인식되면서다. 나이나 기저질환(지병) 등 건강 등으로 문제 백신을 애초에 접종할 수 없거나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이들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최고조에 달했다. 그달 27일은 올 들어 최고치인 1만1934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다. 최근에는 100명 안팎이다. 이스라엘 바이프만 과학연구소의 에런 시걸 교수는 지난주 자신의 SNS에 “요즘 일상이 코로나 이전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백신 접종을 당부한다. 코로나19 방역 책임자인 나흐만 아쉬 교수는 최근 현지 방송에 출연해 “500만 명 이상이 1차 이상 백신접종을 마쳤다. 100만명 가량이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했다”면서도 “(집단면역 도달에는) 충분하지 않다. 75%의 인구가 백신을 접종하거나 감염 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루살렘=김민욱·임현동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