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페미 우월하다 착각" vs 진중권 "적 만드는 포퓰리즘"

중앙일보

입력 2021.04.12 10:40

수정 2021.04.1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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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한국 남자를 낮춰 말하는 표현)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 추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원래 내용이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깨어있는 시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채식주의자들이 채식하는 건 아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 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 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 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탈코(탈코르셋의 줄임말. 보정 속옷 코르셋처럼 사회에서 여성스럽다고 정의해온 것들을 거부하는 움직임)하려면 하면 된다. (다만) 그것이 트렌디하고 안 하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 난다”고 주장했다.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글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단 댓글.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진 전 교수는 해당 글에 댓글을 달아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진 전 교수의 댓글에 “반감 이용 안 한다. 그냥 온건한 간섭주의자 정도”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지난 9일에도 SNS상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유시민씨 같은 분은 ‘남성이 축구 보고롤(게임 ‘리그오브레전드’) 하느라 여성보다 공부를 안 하니 여성보다 불리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소리나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다가 정작 박원순 시장 성 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후보에게 15%를 뺏긴 것”이라고 했다.  
 
이때도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줄 테니까”라고 해당 글에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렇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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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11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문제 삼는 건 극단적인 페미니즘”이라며 “젊은 여성은 피해자, 젊은 남성은 가해자 혹은 기득권으로 몰아가는 걸 나는 극단적 페미니즘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성세대 남성이 누린 특권에 대한 비난을 애꿎은 20대 남성에게 쏟아낸다면 나는 언제든 반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