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상장 하루만에 수익률 160%…'따상상'도 갈까

중앙일보

입력 2021.03.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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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인 64조원의 주식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백신 전문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의 2.6배로 치솟았다. 수익률만 160%다. 공모 주식을 받은 투자자는 환호했고,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이 회사 직원들은 1인당 평균 7억~8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18일 코스피 상장을 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했으며,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00%)까지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첫날 수익률만 160%…코스피 시총 28위

1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가(6만5000원)의 두 배인 13만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뒤 '사자' 주문이 밀려들며 개장 즉시 가격제한폭(30%)까지 치솟았다.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이다. 주가는 그대로 이어져 16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한가에도 주식을 사겠다는 주문이 쌓여 매수 대기 잔량만 632만주에 달했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60%로, 공모주에 청약한 투자자가 이날 주식을 팔았다면 주당 10만4000원의 수익을 낸 셈이다. 만약 1억원을 넣어 5~7주를 받았다면 52만~72만원 정도 번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가 뛴 만큼 시가총액도 불어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총은 12조9285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순위 28위(우선주 제외)로 뛰어올랐다. 시총 29위인 하나금융지주(12조4751억원)를 앞질렀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는 "상한가 몇 번 갈까요" "오늘만 600만원 벌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장 시작하자마자 매수 대기를 걸었는데, 결국 체결이 안 됐다"며 아쉬워하는 투자자도 있었다.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도 눈에 띄었다. 공모 청약 때 1주를 받았다는 직장인 박모(43)씨는 "시장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몰라 상한가로 직행하자마자 처분했다"며 "남긴 돈으로 치킨이나 시켜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청약 '대박'은 공모 청약 때부터 예견됐다. 지난 9~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청약에는 63조6198억원이 몰렸다. 사상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울 정도로 투자자의 관심이 뜨거웠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전체 발행 주식의 11.63%(889만7510주)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13.1%)과 카카오게임즈(20.5%), 빅히트(19.8%)보다 적다.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시초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SK바사 임직원들 '돈방석' 앉아

관심은 '따상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2일 연속 상한가) 달성 여부로 향한다. 전문가들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증시 입성 후 '따상'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상장일부터 3거래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 전망은 괜찮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진입이 예상된다"며 "상반기 중 후보물질(GBP510)의 긍정적인 1상 결과가 나오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큐어벡, 노바벡스, 바이오엔텍의 현재 시가총액은 16조~25조원"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가 내년 하반기에 백신을 출시하면 이들 업체의 시총 수준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따른 주가 상승도 예상된다. 신규 종목은 상장 후 15거래일간 코스피 상위 50위 안에 들면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된다. 앞서 SK바이오팜·빅히트도 이 지수에 조기 편입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안재용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이 받은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은 총 54만6270주다. 행사가격은 주당 9154원. 이날 이 청구권의 평가이익은 873억원으로 치솟았다. 임원별로 적게는 175억원, 많게는 349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 조합원들은 1인당 평균 7억~8억원가량의 평가익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 발행된 우리사주 주식은 1년간 팔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바이오팜 상장 때처럼 차익을 즉시 손에 쥐기 위해 퇴사하는 직원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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