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노르웨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의 혈전 생성이 보고되자 아일랜드, 노르웨이가 접종 중단을 결정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자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도널리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예방 조치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밤 노르웨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가 새롭게 보고된 데 따른 결정"이라고 적었다.
제약사 "안전성 검토 결과 혈전 위험 증거 없어"
이날 네덜란드도 같은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는 추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소 2주간 백신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4만3000 건의 접종 예약이 취소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스티븐 도널리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예방 조치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노르웨이도 혈전 생성 사례 보고…유럽 12개국 접종 중단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의 결정은 전날 노르웨이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른 것이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의료진 3명이 출혈과 혈전, 혈소판 수치 감소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과 해당 사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의 이상 반응 보고는 앞서 덴마크, 이탈리아 등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덴마크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 후 혈전 형성 사례가 일부 발견됐고, 이 중 60세 여성이 숨졌다며 2주간 접종을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한 유럽 국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후 아이슬란드, 불가리아는 혹시 모를 사태를 예방한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했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는 사망 사례가 발생한 특정 제조단위 백신에 대한 사용을 금지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11일 제조단위가 'ABV2856'인 백신의 사용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 북부 피에몬테주에서는 'ABV5811'에 대해서도 접종 중단을 지시했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룩셈부르크에서는 제조단위 'ABV5300' 사용을 잠정 중지했다. 이에 따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전체 혹은 일부 제조단위에 대해 접종을 중단한 유럽 국가는 12개국으로 늘었다. 유럽 밖에서는 태국이 '안전 문제'로 접종을 유예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위험성 높인다는 증거 없어"
이탈리아 로마의 한 의료센터에서 남성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AP=연합뉴스]
업체에 따르면 8일 기준 보고된 백신 접종자 이상 반응 사례는 심정맥 혈전증 15건, 폐색전증 22건이었다. 하지만 제약사는 "이 정도 발병 규모는 백신 미접종자의 자연 발생 빈도보다 낮으며 다른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럽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과 혈전 사이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았고, 백신을 맞을 때 얻는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