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재정지출은 비트코인에 호재?
자산운용사 샌더스 모리스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도 비슷한 생각이다. 볼 회장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미 상원이 1조900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재정부양책을 통과시키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이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위험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지나치게 많이 풀린 유동성 때문에 명목화폐의 가치가 추락할 수 있는 데 이를 헤지하는데 비트코인이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상자산의 투자 매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투자가 22% 1년 안에 비트코인 10만 달러 이상”
골드만삭스는 지난 3일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280곳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76%가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22%는 향후 12개월 이내에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이상으로 오를 거라고 답했다. 54%는 비트코인이 4만~10만 달러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기관투자자의 행동은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민간기업 중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가진 클라우드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5일 1000만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 205개를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가진 비트코인은 총 9만1604개다.
국채금리 상승하면 비트코인도 위기
미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안을 집행하면 가뜩이나 들썩이던 미국 국채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부양책 재원의 상당부분이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으로 이뤄질 것이라서다.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면 채권값은 떨어질(채권 금리 상승)수 밖에 없다. 채권 금리 오름세는 주식 시장엔 부정적 요인이다.
만일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공포가 주식시장 휩쓸면 위험자산인 암호화폐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국채금리 상승을 두고 시장이 안심할 만한 발언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미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현재 파월 Fed 의장은 오르는 국채금리를 제어하는데 망설이고 있어 이로 인해 비트코인도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인다면 비트코인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