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월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에서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을 취임 인사차 예방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업무 복귀 후 2개월여 만에 첫 공개 일정
윤 총장이 간담회에서 중수청 설치에 대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중수청 설치에 대한 일선 청 검사들의 의견이 이날까지 취합되는 만큼 윤 총장이 검찰 내부 여론을 반영한 추가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
대구지역의 한 검사는 중수청 추진에 대해 "거악 척결과 부정부패 일소를 마음먹고 검찰에 온 저연차 검사들에게 '너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 공소장 작성해 법원으로 보내기만 하라'는 것"이라며 "윤 총장의 생각에 대체로 동의하고, 수사 지휘·사법 통제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 총장은 2일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법무부 장관 산하에 두더라도 검사의 수사·기소권을 통합한 반부패수사청·금융수사청·안보수사청을 만들어 중대 범죄 수사 역량을 유지·강화하자" 말했다. 이른바 여권의 '검수완박'(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통해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국가적 반부패 역량이 떨어진다는 취지에서다. "검찰 조직이 분리되더라도 수사와 기소를 융합해 중대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윤 총장의 소신이다.
3일 오전 대구고·지검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 20여개가 늘어서 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를 방문한다. 연합뉴스
윤 총장 본인도 대구 고검 좌천 경험
때문에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대구지검 국정감사에서 "대구지검 쪽에 그간 권력 비리 수사하다 정부에 잘못 보인 사람들이 집결됐다"라며 "검찰 내부에서 본다면 이들은 모두 에이스다.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들이 모여있는데 대구에 한꺼번에 몰아넣은 이유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 윤 총장도 '국정원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한 지난 2013년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1994년 대구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윤 총장은 2009년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