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까지만 문을 열라는 건 근거가 굉장히 부족하다.”(오세훈 전 서울시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야권 후보들이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에 제기한 비판이다. 자영업자들도 정부의 오후 9시 또는 10시 영업제한 조치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있냐”고 불만을 토로해왔다.
그러자 정부가 시민들이 식당이나 카페 등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가 언제인지 자체적으로 분석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해와 올 1월 전국 업종별, 시간별 카드 매출액 자료를 금융위원회에 요청해 지난달 제출받았다. 영업제한의 효과를 추정하기 위해 분석 대상이 되는 카드 결제 시간대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로 했다. 금융위는 소비자의 결제 내역을 빅데이터로 보유하고 있는 신한·삼성·비씨카드의 통계를 받아 제공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오후 9~11시 사이 결제액이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3412억원(9~10시 2148억원, 10~11시 1264억원)에서 올 1월 1161억원(9~10시 952억원, 10~11시 209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지난해 여름 2차 대유행, 올 겨울 3차 대유행을 거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된 데 따른 결과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조정하고, 음식점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엔 포장·배달만 허용했다.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도 오후 10~11시 매출이 가장 많았지만, 역시 지난해 3분기부터 총 매출이 크게 줄었다. 특히 올 1월 오후 8~11시 매출은 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72억원)의 10분의 1로 감소했다. 영화관은 지난해 4분기부터 밤 매출이 급격하게 줄었다. 영화관도 오후 9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의 영향을 받았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