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일본 도쿄 메다컬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민당서 "화이자 1회만 접종" 의견 나와
일본 들어온 분량은 화이자 80만회 분 뿐
물량 부족 계속되면 일정 연기 불가피
"안정성, 유효성 장담 못해" 정부는 신중
총리 우선 접종론에 스가 "순번따라"
이스라엘 의료진은 지난 1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의료진 7214명을 추적한 결과 1차 접종 후 15~28일 사이에 코로나19 감염 증상 발현은 85% 감소했고, 무증상 사례를 포함하면 예방 효과는 75%였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됐다.
일본은 현재 3월 중 의료진 470만명, 4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층 36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실제로 확보한 백신은 턱없이 부족하다. 유럽 화이자 공장에서 2차에 걸쳐 약 80만 회분(40만 명분)의 백신이 들어왔으나 3차 이후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최우선 접종 대상인 의료진 4만 명분은 충분하지만, 나머지 의료진에 대한 접종을 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백신 총책임자인 고노 다로(河野太郎) 행정개혁담당상은 21일 NHK 방송에 출연해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을 4월 중 시작하고 싶지만, 초기엔 수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화이자 백신 1회 접종 방안'에 대해서는 "그렇게 한다면 접종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 후생노동성과 상의해 지금부터 고려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앞서 영국은 백신 1차 접종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을 최대 12주로 연장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경우 1회 접종만으로도 백신 효과가 충분하다는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백신 1회 접종' 방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후생노동성은 '3주 간격 2회 접종'을 기준으로 사용을 허가했기 때문에 백신 접종 횟수를 줄이려면 새로운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임상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22일 브리핑에서 "확실히 1회 접종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2회 접종을 전제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상황"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22일 국회에서 "국가의 리더로서 백신을 앞장서 맞아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이 결정한 접종 순번에 따라 내 차례가 오면 솔선해 맞겠다"고 답해 백신을 우선 접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