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도 지난달 29일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한도를 기존 8000만원∼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2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비롯해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5000만원 깎았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 직장인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최저 금리를 연 3.0%로 상향 조정했다.
연초 들어 마이너스 통장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1월 4∼28일(19영업일) 새로 개설된 마이너스통장은 총 4만3143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200여개가 새로 만들어진 셈이다. 지난해 12월(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안이 나오기 전에 미리 대출받으려는 수요와 빚을 내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을 관리해야 하는 은행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관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감독원이 가계대출을 지난해보다 5% 이상 늘리지 못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9.73%(59조3977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 등 다른 가계대출은 자연 증가분이 있는 만큼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결국 신용대출을 조여야 하는데, 이중 마이너스 통장은 공모주 투자 등 '빚투'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가계대출 관리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