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늦춘 건 신용대출이다. 지난해 4분기 가파르게 증가하던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꺾인 탓이다. 지난해 12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482억원으로 전달 잔액(133조6925억원)보다 443억원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2247억원) 이후 처음이다. 각 은행이 지난 연말 적극적으로 신용대출 줄이기에 나선 결과다.
반면 전셋값 상승 등으로 전세자금 대출은 지난해 12월 잔액(105조988억원)이 11월(103조3392억)보다 1조7596억원 늘었다. 증가 폭만 보면 11월(1조6564억원)보다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각 시중은행이 중단했던 신용대출을 속속 재개하자 신용대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민과 신한은행은 지난 4일 신용대출을 재개했다. 신용대출이 재개한 한 은행은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 사이 대출 잔액이 1200억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시 대출 빗장을 연 만큼 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며 “1월 신용대출 증가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지난해 연말 같이 증가세가 지속할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전세대출 급증에, 가계대출 1년 새 9.7% 증가
신용대출은 21.6%(23조7374억원) 증가했고, 전세자금 대출은 30.6%(24조6456억)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최근 3년(2017~2019년) 연평균 증가 규모(7조 5833억원)의 3배 수준이다. 주식ㆍ부동산 등 자산시장 열풍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1분기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