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S-Oil)은 벤처기업 범준이엔씨 지분 일부를 사들였다고 28일 밝혔다. 범준이엔씨는 정유공장 부산물인 유황을 연료로 콘크리트용 개질 유황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번 지분 매입은 에쓰오일의 5번째 벤처 투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인공지능(AI) 산업설비 예방진단 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원프레딕트를 시작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웨어러블 소재 등으로 벤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와 배터리, 소재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분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탄소 감축 목표 달성 등 지속성장을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벤처 투자금액 규모를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업당 10억~2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사가 거느린 자회사에 대한 기업공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만든 기업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과 폴더블 스마트폰 등의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주로 생산한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창저우에 신공장을 가동하면서 분리막 생산능력을 연간 8억7000만㎡로 늘렸다. 중국과 폴란드에 짓고 있는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하면 연간 분리막 생산능력이 오는 2023년 말에는 18억7000만㎡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기업 공개를 위한 실질적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예비심사가 끝나면 실질심사, 수요예측 등 절차를 이어가 내년 중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친환경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9년을 투자해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2,3-부탄다이올이 이 회사가 내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소재다. 2,3-부탄다이올은 자연계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천연물질로 보습 및 항염 효과가 뛰어나 마스크팩 등에 쓰인다. GS칼텍스는 미생물을 사용해 고품질 2,3-부탄다이올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화학 공정 대비 온실가스 발생량을 4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제품이 미래 담보 못 해
"정유사 내부도 신사업 지원 줄이어"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