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한 학원이 개최한 대입 전략 설명회 참석자가 배치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체불명 개인이 만든 '입시분석기'에 몰리는 수험생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수험생들이 고속성장 분석기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인터넷 캡처
"평범한 직장인…취미 삼아 입시정보 활동"
그에 따르면 지난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분석기는 다운로드 10만회를 기록했다. 수험생끼리 공유하는 것까지 고려하면 이용자는 더 많을 수 있다. 그는 “입시가 복잡한데 수험생에게 정보가 부족하다 생각해 분석기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방대한 자료를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교육부와 대학 자료를 모으고 입시 예측을 위해 과거 입시정보 등도 확인한다”며 “가정용 컴퓨터로 하다 보니 연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린 '2021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수험생들이 논술 시험을 보고 있다. 뉴스1
올해 입시에 대해서는 “수도권 대학 집중이 심해지고 취업 걱정이 적은 학과 선호도는 더 올라갈 것”이라며 “내년에 수능이 개편되니 하향 지원해서라도 올해 합격하겠다는 수험생이 많지만, 학생 수가 줄어드니 대입이 쉬워질 거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지원하는 수험생도 있다”고 말했다.
합격예측 믿을 수 있나…“입시정보 투명해야”
하지만 또 다른 입시 전문가는 “실제 성적 데이터를 다량으로 확보할 수 없는 개인이 만든 자료라 합격 가능 여부를 믿으면 안 된다”며 “참고할 수는 있지만, 과거 결과에 따른 예측 수준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개인이 대학을 서열화해서 실제 지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돈까지 받는다면 변칙 영업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속성장은 “수험생의 복잡한 심리를 예측하고 지원을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득에 대해서는 신고 방법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 입시 업체가 판매하고 있는 합격예측 서비스의 상품 가격. 인터넷 캡처
인터넷에는 대형 업체뿐 아니라 개별 강사, 중소 학원 등이 만든 배치표도 적지 않다. 이처럼 입시 자료가 난무하는 이유는 합격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학생이 모의지원에 수십만원을 쓰고 불확실한 인터넷 정보까지 찾는 이유는 대학의 합격 점수 정보가 여전히 제대로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속성장도 “입시가 경쟁이지만 왜 떨어지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느냐”며 “선발 기준과 결과가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