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신호탄이라는데…금값 된 구리값, 지금 사? 말아?

중앙일보

입력 2020.12.20 07:00

수정 2020.12.2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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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값이 ‘금값’이 됐습니다. 최근 구리는 t당 7800달러 후반대까지 거래되면서 2013년 이후 최고 몸값을 기록했는데요. 골드바, 실버바는 사봤지만 구리는 생소하다면? 그게머니가 원자재 투자의 ABC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원자재 값 상승하강 이미지. 셔터스톡

 

#‘닥터 코퍼’ 몸값 최고치

=산업용 금속인 구리는 경기 회복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한다. 구리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구리는 세계 경제를 진단한다는 의미의 ‘닥터 코퍼(구리 박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게머니

=구리 가격이 2013년 3월 이후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철광석과 알루미늄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구리·철광석·알루미늄은 산업재 삼총사다. 주택 건설업 같은 전통 제조업부터 전기차 생산과 같은 신산업까지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 쓰인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제조업이 회복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경제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전 세계 구리 소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가 빠르게 회복한 것도 구리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중국은 세계 금속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큰손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구리를 역대 최고치인 440만t 수입하며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부족” vs “중국 수요 감소”

=전문가들은 구리 가격이 추가로 오를 것이라 전망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출시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신규 광산 투자가 부족해 구리 공급이 가파르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내년 전기동(전기 분해로 정련한 구리) 평균 가격은 올해 대비 15%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가 코로나19로 생산이 크게 위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2006년 페루 마르코나 광구에서 한국 컨소시엄과 캐나다 회사의 합작사 마르코브레 직원들이 광산 건설 작업에 착수하는 모습. 중앙포토

 
=반대로 중국의 통화 위축으로 구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JP모건은 구리와 알루미늄 등에 대한 투자등급을 '중립'으로 낮췄다. "예상보다 빨리 중국이 경기를 회복했다"는 게 이유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은행 간 대출금리를 3.95%로 고시했다. 7월 초에 비해 1.40%포인트 높인 수치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유동성이 줄어 경기 사이클은 느려진다는 게 JP모건의 설명이다. 


=‘상투’를 잡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몇주 동안 수천만 달러가 구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됐다. 고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구리 가격 상승에 베팅한 금액은 2018년 초 이후 가장 컸다. 이미 자금이 몰릴 대로 몰렸단 뜻이다.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는 언제든 가격 조정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미래 산업 주인공 ‘닥터 코퍼’

=단기 전망이 엇갈리지만 구리가 유망 사업에 널리 쓰이는 필수재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구리는 전기차, 태양광 패널, 리튬이온 배터리 등 미래 핵심 산업에서 두루 활용된다. 전기자동차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3배,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는 전통 에너지 대비 12배 많은 구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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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현물을 사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에게 전문가들은 ETF와 수혜주 투자를 추천한다. 구리를 제련하거나 구리 가공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방법, TIGER 구리 실물 ETF나 KODEX 구리 선물 ETF 같은 ETF를 사는 방법이 가장 편하다.
 
홍지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