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거지 모자에 마스크 쓴 오거돈, 법원 후문으로 입장

중앙일보

입력 2020.12.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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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오거돈 두번째 구속 갈림길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1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부산지법에 출석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48분 부산지법 후문 입구에 도착, SUV 차량에서 내린 뒤 곧바로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남색 벙거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오 전 시장은 아무런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오 전 시장은 마스크를 꼈지만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부산지법 영장전담인 형사1단독 김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251호 법정에서 열렸다.  

오거돈 18일 오전 10시 48분 부산지법 후문 입구로 들어와
취재진에게 한마디 말없이 빠른 걸음으로 법정 향해
지난 4월 부산시청 직원 외 또다른 여성 성추행 혐의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초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부하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2018년 11~12월 부산시청 근처에서 또 다른 여직원을 강제추행하거나 강제추행을 시도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라고 한다. 검찰 주변에서는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이 최근 광범위한 보강수사 과정에서 관련 녹취록 등 추가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오 전 시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또 다른 여성의 성추행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 지난 11월20일 부산시청 대외협력관실, 전산·통신실, 도시외교과, 인사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보강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해외여행 당시 수행 직원들이 메신저로 나눈 대화 내용을 조사하는 동시에 피해 여성의 퇴직 시기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무고 혐의도 받고 있다고 한다. 오 전 시장은 “가짜뉴스”라며 가로세로연구소 채널 진행자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한 서울 강남경찰서는 불기소 처리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무고 혐의는 오 전 시장이 유튜브 진행자를 고소한 사건과 관련 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이 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모두 4개로 강제추행 외 3개 혐의가 더해졌다.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또 다른피해 여성에 대한 강제추행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무고 등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18일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o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