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내일 인사…부회장 2명 용퇴, 세대교체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2020.12.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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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이르면 15일 최고경영진 인사를 실시한다. 이번 인사에선 1세대 경영자인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 물러난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실시한다. 현대차그룹은 정진행(65) 현대건설 부회장과 김용환(64) 현대제철 부회장이 물러나고, 모빌리티 분야 임원들이 대거 승진하는 등의 인사를 이르면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최고경영진으로 활동해 온 정진행 부회장과 김용환 부회장이 물러난다. 두 부회장은 이미 사의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됐던 정 부회장은 서울 삼성동 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과 관련한 기반 작업을 마무리한 뒤 퇴진한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김용환 부회장도 용퇴한다. 83년 현대차에 입사해 현대차 유럽사무소장, 현대차 경영지원실장, 기획조정실장 부회장 등을 거쳤다. 2011년 현대건설 인수, 2014년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 등 정 명예회장 시절 굵직한 사업을 주도했다.
 
그룹 부회장 4명 중 노무총괄 윤여철(68)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60) 현대카드 부회장은 유임이 확실시된다. 윤 부회장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11년 만의 임금동결,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는 등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 역시 그룹 금융·서비스 분야 혁신을 주도하는 등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에서 유임됐다는 해석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인사에서도 이형근·김해진 부회장이 물러나고, 연구·개발(R&D) 분야 ‘쌍두마차’였던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이 퇴진하는 등 세대교체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인사에선 김용환·정진행 부회장이 계열사로 이동하고, 유우철 부회장이 퇴임하는 등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갔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이로써 2000년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이 계열 분리할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을 도와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1세대 경영인들 대부분이 현직을 떠나게 됐다. 정의선 부회장이 ‘자동차 50%, 개인용 비행체 30%, 로보틱스 20%’의 그룹 미래 청사진을 내놓은 만큼, 후임 최고 경영진은 모빌리티와 미래 사업 전문가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급 인사 중 일부가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로써 1960년대생 사장단이 최고경영진에 합류하고, 주요 부문장급 인사 역시 젊은 임원들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의 경영진 구성이 완료되는 셈이다.
  
전기차·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공유차량 등 미래 차 변혁을 위한 조직 개편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지난 11일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앤소프트, 현대오트론 등 소프트웨어 계열사들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부문은 현대모비스로 옮겨 미래 자동차 관련 하드웨어는 하나로 묶는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나눠 시너지를 낸다는 복안이다. 이들 3사는 내년 2월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4월 1일까지 합병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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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