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생인 고인은 ‘구상전’ ‘제작전’ ‘시현회’ 창립회원으로, 1956년 부산화단 1세대 미술동인지 ‘청맥’을 창립했다. 박경리 작가의 『토지』, 최인호 작가의 『별들의 고향』 삽화가로도 유명했다. 1950년대 국제신보(국제신문의 전신) 기자로도 몇 년간 활동했다.
고인의 화단 데뷔작 ‘전장의 아이들’(1955)은 전쟁고아들이 전쟁반대 시위를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순수미술을 지향하던 당시 화단에서 보기 드물게 전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직접 드러내 화제가 됐다. 대표작으론 전쟁, 분단, 독재정권 등 암울한 시대를 다룬 ‘인간탁본’ 시리즈, 고향을 기억하며 그린 ‘향’시리즈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유족은 아들 김성수(삼성전자 마스터)씨 등 1남 2녀. 빈소는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40분. 장지는 분당 메모리얼 파크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