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안내견과 '퍼피워커'(Puppy Walker)에게 입장 거부는 다반사예요. 저도 매번 양해를 구했지만, 안내견의 출입은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세요.”
3년 전 예비 안내견 ‘호가’를 교육했던 강현다(23)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호가는 2016년 1월 일본 안내견 학교에서 태어난 레트리버입니다. 태어난 지 9주가 되던 때 우리나라로 건너와 퍼피워커 강씨를 만났죠. 퍼피워커란 생후 7주 이상 된 예비 안내견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게 1년여 간 돌보는 자원봉사자를 말합니다.
안내견은 익숙해도 예비 안내견은 생소하시다고요? 퍼피워커 강현다씨가 전하고 싶었던 예비 안내견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애니띵] 퍼피워커가 전하는 예비 안내견의 세계
인터넷 달군 '롯데마트 안내견'…“출입 거부는 일상”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마트 매니저가 교육 중인 안내견과 보호자에게 ‘장애인도 아니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했죠. 송파구청에 따르면 마트 측은 당초 이들의 출입을 허용했지만, 고객들의 항의를 받고 퍼피워커에게 안내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고 합니다.
이후 ‘롯데마트 안내견’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해당 마트와 직원의 안내견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하는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롯데마트는 하루 만에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퍼피워커와 동반 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했다”며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법으로 명시된 예비 안내견 교육
사회화 교육은 안내견이 사회생활에 익숙하도록 하는 훈련입니다. 유석종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강사는 “안내견은 사람과 똑같은 동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있는 상황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출입을 거부당하더라도 금방 정서적 안정을 찾는 것도 교육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안내견이 어디든 갈 수 있는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됩니다.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르면 누구든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붙인 안내견과 장애인의 공공장소 출입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해선 안 됩니다. 안내견 훈련기관에 종사하는 훈련사나 퍼피워커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를 어기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안내견 보면 ‘저는 괜찮아요’ 말해주세요”
호가도 그중 하나죠. 앞장서서 장애인을 이끄는 다른 안내견들과 달리 호가는 성격이 소심해 첫 단계에서 탈락했다고 합니다. 정든 강씨의 품으로 돌아온 호가는 반려견 모델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안내견 학교 동기들과 함께 수혈이 필요한 개를 위한 헌혈 봉사도 하고 있죠. 안내견 중에선 최초로 국회에 입성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조이’도 호가의 동기라고 합니다.
“‘저는 안내견이 들어와도 괜찮아요’라고 한 마디 해주세요. 작은 한 마디가 퍼피워커와 장애인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된답니다.”
박건 기자, 이수민 인턴 park.kun@joongang.co.kr
영상=왕준열
동물을 사랑하는 중앙일보 기자들이 만든 ‘애니띵’은 동물과 자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유튜브 채널 ‘애니띵’(https://www.youtube.com/channel/UCx3q2eDRK-RaxAFchkRQLDQ)을 구독하면 흥미로운 동물 스토리를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동물의 스토리를 영상, 사진과 함께 애니띵에 제보해주세요. 제보 메일=anithingjoong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