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은 한 달 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격리를 거쳐 마스터스에 출전했고 대기록을 썼다. 존슨은 최근 3개월간 7개 대회에 나갔다. 다들 굵직굵직한 대회다. 그중 세 차례 우승(마스터스, 노던 트러스트 오픈, 투어 챔피언십)했고, 세 차례 준우승(PGA 챔피언십, BMW 챔피언십, 휴스턴 오픈)했다. 가장 낮은 순위가 6등(US오픈)이었다.
각종 진기록 낳은 2020 마스터스
합계 20언더파, 24승 중 메이저 2승
감정 인색한 존슨, 시상식서 눈물
우즈, 12번 홀서 물에 3차례 퐁당
1m93㎝의 키에 360도 회전 덩크슛도 하는 존슨은 메이저대회에서 유달리 약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PGA 투어 23개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메이저 우승은 1승에 그쳤다. 2010년 US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선두로 출발했다가 2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는 등 무너졌다. 그해 PGA 챔피언십 마지막 홀 벙커에서 클럽을 지면에 댔다가 우승을 날렸다. 오픈에서는 마지막 홀 트리플 보기로 기회를 놓쳤다.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도 신예 콜린 모리카와에게 우승컵을 빼앗겼다.
그린재킷은 전통에 따라 지난해 우승자 우즈가 입혀줬다. 존슨은 “더욱 의미 있고,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즈는 “존슨은 골프가 진정한 스포츠라는 것을 일깨워준 선수이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반면, 우즈는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아멘코너 한가운데 있는 파 3인 12번 홀에서 7오버파(셉튜플 보기) 10타를 치는 수모를 당했다.
현지 중계팀은 6타 이후 이 홀의 우즈는 더는 보여주지 않았다. 그 정도로 안쓰러웠다. 7오버파와 한 홀 10타는 우즈가 프로에 데뷔한 이래 가장 나쁜 스코어다. 3언더파였던 우즈의 스코어는 4오버파가 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머지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잡아 언더파(1언더파 공동 38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스코어는 4오버파 76타다.
우즈는 “같은 조의 두 선수가 칠 때는 오른쪽에서 바람이 불었는데, 내가 칠 때 바람이 반대로 불었고, 약간 푸쉬가 났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지난해 12번 홀에서 경쟁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브룩스 켑카(미국)가 공을 물에 빠뜨려 우승할 수 있었다. 12번 홀 역대 최악 스코어는 톰 와이스코프가 1980년 기록한 13타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