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윤 의원은 “월성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고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정책”이라며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부가 공약을 지키는, 너무나 당연한 민주주의 원리를, 다른 곳도 아닌 감사원과 수사기관이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서 파기 등 정책 집행 과정의 오류나 행정적 과오에 대해선 얼마든지 감사도, 수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월성 1호기 폐쇄 그 자체가 감사와 수사의 대상이 될 순 없다”며 “선을 넘지 말라”고도 했다.
윤건영 “공약 이행, 감사 대상 안 돼”
수차례 감사 받은 4대강은 뭔가
다른 논점은 공약 이행 자체가 감사·수사 대상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야당 시절 민주당이 내내 큰 목소리를 냈던 게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었다. 감사원 감사도 수차례 받았고 수사도 받았다.
윤 의원이 반복적으로 ‘국민’을 내세우는 것도 불편하다. “선거를 통해 문재인 후보에게 월성 1호기 폐쇄를 명령한 건 바로 국민”이란 표현이 대표적이다. 기저엔 “국민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정치인들에게 임무를 정확히 지시하는 일종의 기속위임(imperative mandate)을 할 수 있다고 상정”(『누가 포퓰리스트인가』)하는 의식이 깔려 있다. 정작 임무가 뭔지를 정하는 건 집권세력이다.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청사 이전’ 명령은 정권 스스로 어겨놓고 별말이 없지 않나. 포퓰리스트적 접근이다. ‘하나의 국민’을 내세우는 건 허구다. 2017년 하반기의 신고리 원전 5, 6호기 공사 중단 공약의 공론화 과정을 떠올려 보라. 문 대통령을 뽑았고, 강하게 지지했던 ‘국민’은 공사 재개를 택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