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취임한 에스퍼는 임기 초반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을 다하는 ‘예스맨’으로 평가받으며 ‘예스퍼’(Yes-per)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군을 개입시킬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반기를 들며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7월에는 군부대 명칭 변경과 남부 연합기 사용 문제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노선을 달리했다. 마찰이 생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눈엣가시가 된 에스퍼 장관을 대선 전후 경질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랐다.
이런 관측에도 에스퍼 장관은 인터뷰에서 “나는 국방부 수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싸우기로 했다. 내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매우 분명하고 투명했다”며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니라 내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도 답했다. 이러한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가 지속되더라도 사임할 뜻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어느 시점에는 해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마크 에스퍼는 해임됐다. 나는 그의 공직에 감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 대행으로는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이 임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밀러는 잘해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기 막바지에 나온 장관 교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협조적이었던 관료들을 해고하는 보복성 인사가 시작된 것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