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앙 졸므 『조지 오웰의 길』
어쩌면 오웰은 ‘반맹목주의자’인지도 모른다. 르포 작가인 저자는 오웰의 발자취를 좇으며 시대를 넘어 오웰이 읽히는 이유를 찾는다. “이론이나 보편적인 생각에 이끌리지 않고 견해를 세우기 전에 주어진 상황을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그의 신체적 욕구”,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거의 폭력적이기까지 한 그의 정직성”이 그 힘이라고 결론 내린다. “상투적인 선전 구호와 지적 순응주의에 반대하는” 자가 오웰이란 설명이다.
한때 미얀마의 영국 식민지 경찰에서 일했던 오웰은 사회적 현실에 눈떴고 파시즘과 싸우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지만, 오히려 배신자로 몰린다. 이때 우파 전체주의 못지않은 좌파 전체주의의 폐해를 목격한 것이 10년 뒤 『1984』의 탄생에 영감을 줬다.
양성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