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이날 국방부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를 반입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과 진밭교에는 이날 오전부터 사드 운용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약 50여 명이 모여 장비 반입 저지와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진밭교 위에 철제 사다리 등으로 격자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어 그 사이에 몸을 넣은 채 앉아 저항하고 있다. 사드 기지로 향하는 유일한 육로인 진밭교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22일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주민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형욱 소성리종합상황실 대변인은 “현재 공사 계획을 철회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구조물에 자신의 몸을 의지했다. 거대한 국가 폭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몸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며 “부디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 앞에 국민을 내던지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과 주민들이 공사 장비를 실은 차량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사다리에 들어가 앉은 채 도로를 막고 있다. 뉴스1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기지 공사와 관련된 장비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미리 주민들에게 공지했다. 경계 업무 중인 장병들을 위한 음식을 지급하기 위한 부식 차량과 기지 안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차량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조된 상태의 음식물은 헬기를 통해 수송하고 있지만 배추 등 부피가 크거나 냉동 상태인 음식은 기지로 반입할 수 없어 육로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나야 기지 공사가 시작된다고 거듭 약속드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드 기지 반대 주민들은 “과거에도 부식 차량 안에 기름이나 장비를 넣어 반입하려 한 적이 있다”며 국방부의 해명을 믿지 못하고 있다.
앞서 5월 29일에도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사드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 간 충돌이 벌어져 주민 5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경찰은 장비 수송을 지원하기 위해 47개 중대 37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해 8월부터 사드 기지에 있는 장병 숙소 생활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 중이다. 군은 그간 주민 등과의 마찰 우려 때문에 공사 장비·자재 등을 헬기로 이송했지만, 일부 장비는 육로 수송이 불가피해 경찰력을 동원한 육로 반입도 병행하고 있다.
이해준, 성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