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김씨 변호인을 통해 중앙일보가 입수한 김씨와 장씨 간 대화 녹음파일과 녹취록에는 장씨가 청와대를 언급하는 내용이 다수 등장한다. 그는 김씨가 펀드 흥행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자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명함을 보여주면서 “형님한테만 얘기 드린다. 여기가 핵심(키)이며, 여기가 14조를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서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놀라움을 표하면서 “그런데 이거는 나랏돈인 거냐, 아니면 이 사람 돈인 거냐”고 되묻는다.
수천억 부실 펀드 판 증권사 간부
투자자들에 청와대 네트워크 거론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사태 막아줘
김상조에 가는 은행문건 내가 입수”
해당 대화에서 언급된 김 전 행정관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뇌물을 받고 라임 관련 금융감독원 문건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돼 있으며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줬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대화 내용 중에는 장씨가 라임 인수 과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받은 자문단 명단’을 언급하는 내용도 있다. 그는 김씨에게 “(라임 인수를 위한) 자문단이 둘 들어갈 건데 청와대에서 자문단에 들어가는 사람(명단)까지 다 받았다”며 “한쪽은 돈을 많이 끌어올 수 있는 쪽으로 만들 거고 이쪽은 (금융)감독원 출신, 검찰 출신, 경찰 출신, 변호사 등 쓰레기 처리반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앙일보가 지난 1월 확보한 ‘라임자산운용 인력 구성 계획안’ 문건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당시 실제로 라임 인수 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김한석씨는 올 초 익명으로 장씨와의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고, 이 때문에 김 전 회장과 김 전 행정관의 존재가 처음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장씨의 주요 대화 내용 녹음파일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들을 수 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