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여파로 야생버섯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 되면서 독버섯 섭취에 따른 중독 사고가 우려된다.
18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달 괴산군 청천면에 소재한 낙영산 일대의 야생버섯을 조사한 결과 총 18종의 버섯 중 11종이 독버섯이거나 식용이 불가한 버섯이었다. 국내에 자생하는 버섯은 2100여 종으로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는 버섯은 23%(500여 종) 수준이다. 나머지 1600여종은 독성이 있거나 먹을 수 없다.
버섯 생식 최적 조건…독버섯 섭취시 중독사고
모양 비슷해 주의 요구…이상 증세시 신고해야
전종옥 충북농기원 버섯팀장은 “최근 5년 동안 독버섯 중독사고 90여건 중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버섯은 기온이 25도~30도, 습도는 85% 이상인 조건에서 잘 자란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 토양이 수분이 많고, 흐린 날이 지속해 야생 버섯이 다량으로 자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용버섯과 모양이 비슷한 독버섯으로는 붉은싸리버섯이 대표적이다. 싸리 빗자루처럼 생긴 ‘싸리버섯’은 먹을 수 있지만, 붉은싸리버섯은 다량을 섭취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식용인 흰 달걀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흰알광대버섯도 독버섯이다. 느타리버섯(식용)과 환경솔밭버섯(독), 큰갓버섯(식용)과 독 흰갈대버섯(독), 개암버섯(식용)과 노란개안버섯(독) 등도 구별하기 어려운 버섯이다. 독버섯이 식용버섯과 생김새, 서식지, 발생 시기 등이 비슷하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독버섯을 구별하는 속설에 대해서 주의를 당부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색이 화려하지 않은 버섯은 먹어도 된다, 세로로 잘 찢어지는 버섯은 먹어도 된다, 독버섯은 버섯 대에 띠가 없다 등 민간 속설만 믿고 야생버섯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야생에서 채취한 버섯을 먹은 후 현기증이나 구토, 복통, 설사, 환각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전종옥 팀장은 “버섯은 종류마다 독의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버섯을 먹은 뒤 두통이나 구토와 메스꺼움을 느꼈을 때는 민간요법을 삼가고, 즉시 119나 응급의료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며 “병원에 갈 때는 섭취한 버섯을 가지고 가야 알맞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