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의 작동 원리를 형상화 한 그림 [중앙포토]
국내 연구진이 DNA의 염기를 바꾸는 유전체 교정 도구의 정확성을 최초로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유전자 교정기법이 향후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센터 김대식 박사팀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김진수 수석연구위원 연구팀은 "유전체 교정 도구인 ‘Cpf1 기반 염기교정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2018년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염기교정 유전자 가위의 정확성을 유전체 전체수준에서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생명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네 개의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아데닌(A)과 티민(T)·시토신(C)· 구아닌(G) 염기는 서로 쌍을 이뤄 순서를 만들고 3개의 염기를 조합해 유전 정보를 저장한다. DNA 염기서열이 중요한 이유는 단일 염기 하나만 잘못돼도 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낭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증 등은 특정 염기 하나가 잘못돼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전 질환이다.
그동안 이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를 사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DNA 염기서열을 편집해 문제 유전자가 작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특정 염기를 정확히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Cpf1 염기 교정 유전자 가위의 개념 및 작동 원리. [자료 생명연]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에 지난달 13일 게재됐다.
한편 지난 2일에도 생명연 이승환·김선욱 박사 등이 표적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능력을 높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9일 KAIST가 주최한 ‘GSI 2020 국제포럼’에서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 미국 다빈치연구소 소장도 “앞으로 10년 뒤 유전자 가위 기술 등을 적용한 바이오 공학의 발달이 질병 정복과 인간 기대 수명연장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