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으로 떠오른 해상풍력…파도소리가 소음 잡고 서식 어종 늘어

중앙일보

입력 2020.09.01 00:03

수정 2020.09.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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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의 역설〈상〉 풍력 

지난달 3일 제주시 한경면의 두모리 해안가. 해안에서 약 650m 떨어진 바다엔 10개의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탐라 해상풍력 발전시설은 국내 기술로 건설된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다. 연간 8만1000㎿h를 생산하는데, 2만1000가구가 1년간 생활할 수 있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해상풍력이 육상풍력보다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육상풍력은 산림 파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고, 소음 탓에 주민의 반대도 심하다. 반면 해상풍력은 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더 큰 단지를 지을 수도 있다. 다만 설치비 등 초기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육상에 비해 부지 확보 등 장점
“세계 곳곳 해상풍력 급속 전환”

지난달 3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 위치한 탐라 해상풍력발전소의 전경. 최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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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어업종사자나 환경단체는 해상풍력으로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고 조업구역이 줄 것이라고 걱정한다. 2018년 수협중앙회 의뢰를 받아 작성된 한국법제연구원의 보고서는 풍력발전 설치 과정에서 해저면이 교란되고 ‘부유사’(물에 떠다니는 흙)가 발생해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풍력발전 전문가들은 해상발전의 하부구조가 인공어초 역할을 해 다양한 어종이 모여든다고 했다. 김범석 제주대 풍력공학과 교수는 “공사 당시엔 소음으로 어류가 일부 감소하지만, 탐라 단지에서 보듯 공사 후 더 많은 물고기가 서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음 문제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발전기 소리를 잡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한국소음진동공학회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해상풍력단지에서 2㎞를 벗어나면 소음은 38㏈ 이하로 감소했다. 김 교수는 “세계 풍력발전은 육상풍력에서 해상풍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