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4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6(2015년=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올랐다. 사상 두 번째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지난 5월 이후 6월 0%에 그친 뒤 2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여전히 저물가 흐름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먹거리 물가 오른 만큼 물가 하락 요인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4월 바닥을 찍은 국제 유가도 국내에 반영돼 물가를 떨어뜨렸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2%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낮아진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석유 가격과 함께 움직이는 전기료와 도시가스 가격도 각각 16.2%, 10.4% 하락했다. 거리두기 방역 수칙의 결과로 외식 물가 상승 폭도 적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가격(6.4%) 상승은 두드러졌다.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급등했고, 축산물 가격도 9.5% 올랐다. 통계청은 “지난해 7월 작황 호조로 채소류 가격이 낮았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계절과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가격을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8.4% 올라 2018년 11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재난지원금 효과 제한적…외식물가 영향은 아직
실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3% 상승률을 보이던 외식 물가는 올해 들어 내리 0%대 상승에 그치고 있다. 7월 외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물가는 경기의 움직임을 뒤따르는 후행지표인 만큼, 외식 물가에 대한 재난지원금의 본격적인 효과는 3~6개월 뒤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