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마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사무소의 정례 화상 브리핑에서 “계절은 코로나19 전파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 등 북반구에 여름철이 찾아오며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심을 푸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WHO "여름돼도 잠잠해지지 않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당부
잇따른 '뒷북 경고'에 비판도
인플루엔자 등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기온이 높아지면 활동성이 떨어지는 성향이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확산세도 여름철이 되면 잠잠해질 것이라는 ‘여름 종식설’이 한때 힘을 얻었다. 코로나19의 ‘사촌’ 뻘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과거 2002년 겨울 발생했다가 이듬해 여름에 소멸한 것도 유력한 근거였다.
하지만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계절을 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여름 종식설’을 일축했다. 해리스 대변인은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라는 걸 유념해야 한다”며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들은 여름에는 잠잠한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바이러스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WHO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많은 미국과 브라질의 사례를 들었다. 누적확진자가 440만 명에 육박하는 미국은 현재 한여름이고, 250만 명의 누적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브라질은 겨울이지만 두 나라 모두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적도 부근에 위치한 필리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하다고 언급했다. 필리핀은 8만3000여 건의 코로나19 확진을 기록하며 동남아시아에선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누적확진자가 많다.
그러면서 해리스 대변인은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재채기와 기침을 할 땐 가려서 하고, 증상이 보이면 집에서 머물러라”고 했다.
WHO의 ‘뒷북 대응’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다. 114개국에서 11만 8000여명이 감염된 지난 3월 11일에야 팬데믹 선언을 했다. 또 이미 마스크를 다 착용하고 있는 지난달 5일에서야 일반인들도 마스크를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