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는 28일 오전 서울 역삼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25만명 중 73%가 소상공인이고 43%가 20·30대”라며 “금융이력이 부족해 기존 금융권에서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SME)과 사회초년생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매출정보로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
이를 위해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시스템도 구축한다. 최 대표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람의 대출상환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기존 신용평가 데이터와 스마트스토어 매출 데이터뿐 아니라 고객 리뷰, 단골 고객 비중 등 질적 데이터도 머신러닝으로 정교하게 평가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현재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자체 평가 결과,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가운데 기존 신용평가체계보다 ACSS에서 신용 1등급 판정을 받는 수가 1.8배 높았다는 게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장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성장속도와 매출 규모에 따라 금리와 대출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며 “스마트스토어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사업자에까지 대출서비스를 확장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대출모집인이 한 개의 금융사만 협력할 수 있는 일사전속주의 규제가 풀릴 경우 미래에셋캐피탈 외의 다른 금융사와도 제휴를 넓혀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뱅크'는 안 한다지만…우려는 여전
그러나 금융권에선 여전히 “우회로를 통해 결국 은행과 거의 유사한 서비스를 하겠다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들이 미래에셋캐피탈의 대출상품인지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달 초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출시한 종합자산관리(CMA)통장인 ‘네이버통장’도 “네이버가 은행업무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어 현재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배분을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날 “상품 판매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 저희가 떠안고 가야하지 않을까(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가 사실상 제작‧기획한 ‘네이버대출’이나 마찬가지”라며 “미래에셋캐피탈은 2금융권이어서 해당 상품으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우려도 있는데, 소비자들은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공개? "소상공인 신용평가는 대상 아냐"
최 대표는 “지금도 사업자 관점에선 많은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데 (기존 금융사는) 더, 더, 더 달라고 하는 느낌”이라며 “금융당국이 공정하게 조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데이터 관련 발표를 맡은 김유원 데이터랩 책임리더는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 확보되는 소상공인 신용데이터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 공개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