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엔 피부에 불청객이 찾아온다. 강한 자외선 때문에 기미·주근깨 같은 색소 질환이 생기기 쉽고,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주사 피부염과 여드름이 악화하기 쉽다. 게다가 요즘처럼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갑자기 살이 찌는 경우엔 튼 살과 셀룰라이트가 생기기도 한다. 피부 질환은 한번 발병하거나 악화하면 쉽게 치료가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피부 질환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짚어본다.
셀룰라이트, 꽉 끼는 옷 피하고 지압·마사지하기
흐린 날도 자외선 차단제 챙기고
비타민C 풍부한 과일·채소 먹고
자극성 없는 세안제·보습제 쓰고
튼 살, 임신부는 비타민A 크림 사용 금물
튼 살이 발생한 부위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주변의 피부색만 짙어져 튼 살 부위가 상대적으로 더 도드라지기 쉽다. 안 교수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짙어지는 부위는 멜라닌 색소가 존재하는 표피”라며 “멜라닌 색소가 없는 진피가 드러난 부위인 튼 살이 상대적으로 더 밝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튼 살은 초기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우선 갑작스럽게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급격히 키가 크는 청소년이나 임신부의 경우에는 미리 튼 살 방지 크림을 발라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튼 살이 생기기 쉬운 부위 위주로 마사지를 해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보습 크림을 충분히 발라주면 좋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비타민 A·C 크림이 튼 살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단 임신부의 경우 비타민A 크림은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기미·주근깨·검버섯, 아침·점심에 자외선 차단제 바르길
피부 색소 질환을 예방하는 데는 자외선 차단이 필수다. 얼굴·목을 기준으로 동전 크기의 양을 충분히 발라야 한다. 안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는 두 시간 정도가 지나면 차단 효과가 떨어지는데 햇빛이 가장 강한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2시”라며 “아침에 차단제를 발랐다면 점심에 한 번 더 덧발라 줘야 색소 질환 예방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구름이 꼈거나 비가 와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줘야 한다. 키위·레몬·파프리카 등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색소 질환 예방에 도움된다. 비타민C는 멜라닌 색소 형성을 촉진하는 효소의 활동을 방해한다.
주사 피부염, 만성 홍조는 사우나·찜질방 피해야
주사는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선행 질환이 있으면 이를 먼저 치료하면서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임 원장은 “주사 피부염은 열을 비롯한 다양한 자극이 질환을 악화한다”며 “음주와 고온 노출 같이 안면 홍조를 악화시키는 원인뿐 아니라 모낭 진드기나 내분비 이상, 비타민결핍증, 카페인 과다 섭취 등과도 관련 있다”고 말했다. 고온에 노출되는 사우나·찜질방을 피하는 것이 도움된다.
주사 환자는 피부 장벽이 손상된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피부의 화끈거림·따가움·가려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세안제와 적절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피부 장벽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필수다.
여드름, 패치 붙여 터뜨리거나 병원서 짜내야
여드름을 예방하려면 피지가 과잉 생산되는 것을 막고, 원인이 되는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임 원장은 “하루 2회 정도 부드러운 세안제로 세안하는 게 좋다”며 “각질 제거 제품을 과하게 사용하는 것은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줘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드름 환자의 또 다른 고민은 여드름 자국이다. 가벼운 색소 침착부터 피부가 깊게 파이거나 볼록 올라오는 상처까지 다양하다. 안규중 교수는 “여드름을 무리하게 짜면 염증에 의해 약해진 모낭 벽까지 파열되면서 염증이 더 커지고 파인 상처가 남기 쉽다”며 “패치를 붙여 저절로 터지도록 두거나 병원에서 소독된 압출기를 이용해 짜야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