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 2분기 수출 감소 폭이 예상보다 컸고 3분기 상황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2분기에 정점에 이를 것이란 당초 예측이 빗나가면서다.
금통위, 기준금리 0.5% 동결
“2분기 수출 감소 예상보다 크고
고용 부진 계속, 소비 회복 더뎌”
이달 중 회사채 매입 본격 가동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다만 지난 5월에 가장 나쁜 시나리오로 제시한 -1.8%까지 (성장률이) 하락하진 않으리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3일 지난 2분기 성장률(속보치)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1.3%(전 분기 대비)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을 부동산 시장 상황과 직접 연결하려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은) 성장과 물가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일 뿐”이라며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해 결정했다고 생각할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최근 두 차례 대책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의지가 강력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주택 가격의 추가 상승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금통위원 사이에서도 미국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거나 코로나19 전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등의 큰 변화가 없으면 금리를 더 낮추긴 어렵다는 의견 일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대출이나 자산 매입 등 다른 정책수단을 활용해 경기 부진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과 정부가 함께 특수목적기구(SPV)를 설립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사주는 계획은 속도를 내고 있다. SPV에 1조원을 출자하는 정부 계획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SPV는 이르면 이달 중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한은은 17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SPV에 대한 대출한도와 조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