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중은행 대출 상담 관련 창구 모습. 뉴스1
특히 가계 부문의 신용 증가 속도는 비교대상 국가 중 가장 빨랐다.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95.5%로 직접 분기(93.9%)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홍콩(1.6%포인트)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르웨이(1.0%포인트)·중국(0.8%포인트)·벨기에(0.8%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의 절대 수준은 스위스(132%)·호주(119.5%)·덴마크(111.7%) 등에 이은 7위였다.
부채 증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GDP 대비 민간 부문의 신용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200%를 넘어설 게 유력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계와 기업 모두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서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예측한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은 -1.2%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은행의 기업 대출 규모는 945조1000억원이다. 올해 들어서만 76조2000억원이 늘어나 이미 지난해 증가 폭(44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대기업이 5월까지 27조5000억원을 은행에서 빌리며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해 대기업은 2조4000억원의 대출을 순상환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이를 가속화한 측면이 있다”며 “성장과 투자에 기여하는 부채가 아닌 생존을 위한 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건 향후 민간과 정부 부문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