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들 “남북 양측 정부 믿고 입주했는데, 억장이 무너진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18 00:02

수정 2020.06.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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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양 정부의 약속을 믿고 개성공단에 입주했고 공단 재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우리 기업인들에게 현 사태는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성역 같은 곳이다. 더 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남북 양 정부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성공단 입주 회사 관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정부는 9·19 평양공동선언 즉각 이행하라!’는 팻말을 들었다. 개성공단 입주사들은 현재 개성에 묶여 있는 설비 등의 자산 규모가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아산 “하필 소떼 방북날 폭파”

북한이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정부 지원금 100억원을 받아 직접 리모델링한 현대아산 직원들도 한숨을 내쉬었다. 하필이면 북한이 건물을 폭파한 16일은 현대그룹 입장에선 22년 전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5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해 북한을 찾은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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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긴장이 고조됐지만 17일 국내 증시에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포인트(0.14%) 오른 2141.0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0.02포인트(0%) 오른 735.40이었다.
 
북한 관련주는 요동쳤다. 군수품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주는 급등했다. 반대로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건설·철도 분야 경협주 주가는 하락했다.
  
이동현·최선욱·황의영 기자, 세종=임성빈 기자 apex@joongang.co.kr